오랫동안 새해 결심 우선순위가 일찍 일어나기였다.
저녁형 인간이었던 탓에 직장인이었을 때도 겨우 지각을 면할 정도로 일어났고,
주말은 ‘오후만 있던 일요일’의 가사처럼 종일 나른했다.
20년 넘는 시도에도 역시 사람은 안 바뀌는구나 싶어 내 의지력 부족을 탓했다.
극적인 변화의 계기는 몇 년 전, 동기부여 앱에 거액의 벌금을 걸고 새벽 4시 30분 기상에
성공하고 나서부터였다. 하지만 뜻밖에 부작용이 생겼다.
‘미러클 모닝’은커녕 온종일 정신이 몽롱해서 오히려 일의 성과가 줄어든 것이다.
그제야 아침에 일찍 깨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바로 밤에 일찍 잠드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일찍 잠들기 위한 나만의 의식을 만들었다.
고백하면 내겐 일찍 잠드는 게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든 일이었다.
‘워런 버핏’이 말한 투자 원칙이 있다. 제1원칙은 ‘돈을 절대 잃지 마라’,
제2원칙은 ‘1원칙을 기억하라’다.
투자를 말하며 그가 ‘버는 법’이 아닌 ‘잃지 않는 법’을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실 핵심은 ‘돈을 잃지 말라’가 아니라, ‘크게 잃지 말라’이다. 그래야 복리 효과가 극대화돼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투자자는 크게 잃지 않기 위해 작게 잃는 법을 아프게 익힌다.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치명적인 부상은 은퇴라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토론할 때 사람들은 상대의 가장 약한 고리를 공략해 우위를 점하는 전략을 쓴다.
하지만 수년간 세계 토론대회를 휩쓴 한 우승자에 의하면 먼저 상대의 가장 강한 점을 인정한 후,
염려되는 부분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게 협상과 설득을 이끌어내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이 역발상이 그를 최고의 전략가로 만들었다.
틀렸다는 건 실패가 아니라 실수의 가능성 하나가 줄어든 것이다.
대화에서 그가 하고자 하는 말보다 중요한 건, 그가 끝내 하고 싶어 하지 않는 말이다.
침묵은 예상 외로 가장 중요한 대화의 형태다. 이처럼 거꾸로 보는 사고는 유용한 삶의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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