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보내는 편지>
“암은 역설적으로 삶의 가장 큰 축복일 수도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두 가지 반응으로 나뉩니다. 빙그레 웃는 사람과 흰자위가 보이게
눈을 치켜뜨는 사람입니다.
전자는 오랫동안 저에게 치료받은 사람이고, 후자는 새로 온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암에 걸리고 나면 일상의 사소한 기쁨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가족들과 밥 먹는 것, 아이들의 머리를 빗겨주거나 목욕을 시켜주는 것, 부부가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 가는 것, 가족들과 드라이브를 가는 것, 머리를 감는 것, 양치를 하는 것, 먹고 마시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가지는 의미는 암에 걸리기 전과 후가 전혀 다릅니다.
사람은 좌절 속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암에 걸리더라도 “나는 해낼 수 있다!” “나는 극복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가지고 생을 대하면
모든 것이 다 아름다워 보입니다. 심지어 죽음조차 아름다워 보입니다.
죽음은 현재의 고통을 끊고 요단강 너머에 있는 하늘나라로 가는 관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고통 중에서 발견하는 기쁨이야말로 진정한 기쁨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항상 기쁨만 있다면 기쁨을 당연하게 여기게 됩니다.
고통이 함께함으로써 기쁨을 발견하게 되는 겁니다.
암에 걸렸으면서도 편안히 웃을 수 있는 사람,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바로 그 기쁨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사람입니다.
삶은 죽음이 빌려준 시간일 수 있고, 반대로 죽음은 삶이 빌려준 또 다른 시간일 수 있습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인생을 살면서 오히려 암 환자들은 죽음 위주의 인생을 사는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죽음과 같은 형편 가운데서도 삶의 기쁨을 발견하고 누리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요?
죽음 앞에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요.
이런 기분이 들 때는 박완서 선생님의 시 중 ‘일상의 기적’을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되고, 고달픈 삶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낼 힘이 생깁니다.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은 고통 중에 발견하는 기쁨입니다.
하루를 살아도, 십년을 살아도 살아있다는 자체에 감동을 느끼고 기쁨을 느껴봅시다.
이런 은혜로운 인생을 산다면 암을 얼마든지 치유할 수 있고, 재발을 방지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겁니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우리는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땅 위를 걷는 것쯤은
당연한 일인 줄 알고 말이다.
사나흘 동안
노인네처럼 파스도 붙여 보고
물리치료도 받아 보니 알겠다.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진단이지만
아침에 벌떡 일어나는 일이 감사한 일임을
이번에 또 배웠다.
사나흘 동안
노인네처럼 파스도 붙여 보고
물리치료도 받아 보니 알겠다.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진단이지만
아침에 벌떡 일어나는 일이 감사한 일임을
이번에 또 배웠다.
('일상의 기적’ 일부 발췌)
출처 : 헬스조선 (이병욱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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