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아들
꿈속에서 어머니를 뵈었다
이러저러한 고비를 넘어
어머니 옆자리에 앉아
무명가수의 열창을 들으며
함께 즐거워했다
앞자리에 청양 누이가 앉아 있어
누이에게 작은 용돈을 주고
이어서 어머니에게 좀
넉넉한 용돈을 드리려고
가방을 뒤졌으나
분명 아까 가지만 해도 있던 돈 봉투가
보이지 않는 거였다
애가 타서 가방을 뒤져
돈 봉투를 찾다가 그만 어머니에게
용돈 한 푼도 드리지 못하고
끔을 깨어버렸다
어머니 그 나라에서 용돈이 궁해서 어떻게 지내시나
이렇게 나는 꿈속에서까지
못난 아들입니다
그래도 어머니 신색이 편하고
좋게 보여 그나마 좋았습니다
그 나라에서 지내시기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섭섭한 가운데서도 좋았습니다
'詩와 글과 사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 / 고정희 (0) | 2023.03.13 |
---|---|
원효대사의 가르침 (0) | 2023.03.09 |
어리신 어머니 / 나태주 (0) | 2023.03.09 |
마흔 번째 봄 / 함민복 (0) | 2023.03.09 |
여기에서 듣기 (0) | 2023.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