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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詩와 글과 사랑

봄비 / 고정희

by maverick8000 2023. 3. 13.

 

 

봄비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 고정희 作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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