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빛 / 신경림
밤늦도록 우리는 지난 얘기만 한다
산골 여인숙은 돌광산이 가까운데
마당에는 대낮처럼 달빛이 환해
달빛에도 부끄러워 얼굴들을 돌리고
밤 깊도록 우리는 옛날 애기만 한다
누가 속고 누가 속였는가 따지지 않는다
산비탈엔 달빛 아래 산국화가 하얗고
비겁하게 사느라고 야윈 어깨로
밤새도록 우리는 빈 얘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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