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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詩와 글과 사랑

오늘의 결심 / 김경미

by maverick8000 2025. 10. 22.

 

 

 

 

오늘의 결심  /  김경미

 

라일락이나 은행나무보다 높은 데서 살지 않겠다

이른 저녁에 나온 별빛보다 많은 등을 켜지 않겠다

두 개의 귀와 구두와 여행가방을 언제고 열어두겠다

 

밤하늘에 노랗게 불 켜진 상현달을

신호등으로 알고 급히 횡단보도를 건넜으되

다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티끌 같은 월요일들에

창틀 먼지에 다치거나

내 어금니에 내 혀 물리는 일이 더 많았다

 

함부로 상처받지 않겠다

 

내 목에 적힌 목차들

재미없다 해도 크게 서운해하지 않겠다

 

한계가 있겠지만 담벼락 위를 걷다 멈춰서는

갈색 고양이와 친하듯이

 

비관 없는 애정의 습관을 닮아보겠다

 

 

 

- <현대시> 2010년 7월호 / 시집 『밤의 입국 심사』(문학과지성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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