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콘서트 갈 일이 없다. 콘서트가 없는 건 아니다. 콘서트는 계속 열린다.
나이가 드니 가지 않게 된다. 입석은 이제 상상도 할 수 없다. 오래 서 있으면 요추가 아프다.
지정석도 힘들다. 앉아 있는 자세는 서 있는 것보다 요추가 받는 압력이 더 높다.
설 수도 앉을 수도 없다.
한때는 콘서트에 자주 갔다. 음악 페스티벌도 빼놓지 않고 갔다. 나는 록을 좋아하는 ‘록저씨’였다.
몇 시간 뛰며 머리를 돌려도 문제없었다. 이제 록은 주류에서 밀려났다. 록저씨도 주류에서 밀려났다.
록저씨라는 종은 이제 홍대 앞 하드록카페에 모인다.
거기서 딥 퍼플의 ‘솔저 오브 포춘(Soldier of Fortune)’ 같은 노래를 신청한 뒤 ‘이런 게 노래지’라고
중얼거리며 지나간 요추 건강을 한탄한다.
몇 년 전 책을 내자 출판사 직원이 말했다. “북 콘서트 열어야죠”
콘서트? 콘서트는 청중을 대상으로 음악을 상연하는 공연이다. 한국어로는 연주회다.
내가 연주할 수 있는 건 피아노뿐이다. 초등학교 시절 배운 ‘체르니 30’이 한계다.
알고 보니 그냥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자리였다.
요즘은 음악가 아닌 사람도 콘서트를 연다.
토크 콘서트, 북 콘서트, 인문학 콘서트 등 콘서트가 참 많다.
토크 콘서트는 강연이다. 북 콘서트는 출판기념회다. 인문학 콘서트는 강의다.
정치인도 정치 언저리 인물도 콘서트를 한다. 집회다. 그게 콘서트면 윤어게인 집회도 록 페스티벌이다.
중장년 절규가 딥 퍼플 보컬 이언 길런처럼 시원하게 터진다.
‘나는 SOLO’ 출연자가 건강 문제로 토크 콘서트를 취소했다는 기사가 떴다.
누군지도 알 수 없는 데이팅 프로그램 출연자도 콘서트를 연다.
‘나는 자연인이다’ 출연자도 토크 콘서트를 할 날이 올 것이다.
진짜 콘서트가 그리워진 나는 다음 달 내한하는 딥 퍼플 콘서트 예매 창을 열었다. 전석 입석이다.
나는 요추 보호대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김도훈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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