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열린 수영대회에 출전했다.
허리와 어깨 통증 때문에 수영을 시작한 지 10년쯤 된다.
물고기처럼 유선형 자세를 잡다 보니 거북목도 사라지고 키도 2~3㎝ 커졌다.
처음 배울 때는 도대체 물에서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할지 몰라 버둥거렸는데, 이젠 대회에서
초를 다투며 영법을 겨루게 되었다. 뭐든 ‘매일’이 최선의 방책이다.
누구는 좀 더 빨리, 누구는 좀 더 늦게 익힐 뿐, 매일 조금씩 하다 보면 누구나 언젠가는
일정한 경지에 이른다.
기쁘게도 단체전 세 종목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여성 계영과 여성 혼계영, 혼성 계영이다.
계영은 넷이 차례로 자유형을 돌고, 혼계영은 배영, 평영, 접영, 자유형을 돈다.
돌아오는 영자의 손이 벽에 닿기 전에 출발하는 영자의 발이 스타트대를 떠나면 실격이다.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어서 까마득한 스타트대에 서서 벌벌 떨며 물을 젓고 오는 팀원의 손을
바라보는데 그 긴장감이 은근히 기분 좋았다.
그래, 나는 할 수 있어, 최선을 다할 거야! 이런 순수한 다짐, 오랜만이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나 운동회에서 뜀박질하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 듯했다.
그런데 세 시간의 경기 중 딱 한 사람, 나를 울린 이가 있었다.
여성 개인전 접영 때였다.
나비 접(蝶) 자를 쓰는 영어명 ‘버터플라이’는 두 팔을 물 위로 시원하게 넘기며 날아오르는
가장 어렵고도 아름다운 영법이다.
내 앞 그룹의 한 여성이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쓰는 나비처럼 힘겹게 물을 밀고 있었다.
다른 레인 영자들은 이미 경기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고 있었지만, 그 사람은 이제 막 반 바퀴를 돌았다.
끝까지,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지켜보던 모든 이가 손뼉을 치고 환호하며 응원했다.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지며 눈물이 고였다.
경쟁자가 다 떠난 수영장에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팔을 저은 사람.
그날은 그이가 승자였다.
정수윤 작가/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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