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액의 개념을 처음 알게 된 건 어릴적 TV 외화 시리즈 ‘600만불의 사나이’를 보면서다.
사고로 생사를 오간 주인공이 600만 달러를 들인 최첨단 생체 공학 기술을 통해 초능력을 갖게 돼
활약한다는 내용이다.
백만장자는 돼야 자동차처럼 빨리 달리고 멀리 있는 물체도 당겨 보는 신기의 능력을 갖출 수
있겠구나 하고 여겼다.
1970년대 당시 환율로 600만 달러는 대략 30억원이었다. 현재 가치로는 4000만 달러(약 600억원) 수준이다.
백만장자(millionaire)는 산업혁명 시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해 19세기 미국의 골드러시 이후 크게 증가했다.
세계 최초로 순자산 10억 달러 이상의 억만장자(billionaire)가 된 이는 20세기 초 스탠더드 오일사를 세우며
석유제국을 일군 미국의 존 D. 록펠러였다.
이후 억만장자는 주로 석유, 철강 등 특정 사업의 독점적 지위를 통해 완성됐다.
20세기 후반부터 컴퓨터·인터넷 등의 독창적 사업과 경쟁에 힘입어 억만장자 반열에 선 이들이 속속 나타났다.
야후 창업자 제리 양,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산업을 개척·선도해온 억만장자로 단연 첫손에 꼽히는 이가 일론 머스크다.
테슬라, 솔라시티, 스페이스X 등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실현시켰다.
머스크가 지난 12일 스페이스X를 상장시키며 총자산 규모가 1조500억 달러(약 1590조원)에 달하는
세계 첫 ‘조만장자(trillionaire)’에 등극했다. 하루 400억원씩 100년을 써도 다 쓸 수 없는 규모다.
대만 국내총생산(GDP·9767억 달러) 등 웬만한 국가의 재산도 능가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9년 저축의 날 축사에서 “저축은 백만장자의 요람이다”라고 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은 ‘아이디어와 혁신·투자가 조만장자의 요람이다’로 바뀔 듯 싶다.
동시에 1대 99의 불평등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 같다.
조만장자의 탄생을 지켜본 이들의 가슴 속에는 환희, 경이, 씁쓸함의 복합 감정이 녹아 있다.
[출처]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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