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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년은 사라지지 않는다
詩와 글과 사랑

김기림 - 유리창

by maverick8000 2023. 2. 20.

 

 

유리창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겨울 한울처럼

이처럼 작은 한숨에도 흐려 버리니

 

만지면 무쇠같이 굳은 체하더니

하로밤 찬 서리에도 금이 갔구료

 

눈포래 부는 날은 소리치고 우오

밤이 물러간 뒷면 온 뺨에 눈물이 어리오

 

타지 못하는 정열, 박쥐들의 등대

밤마다 날어가는 별들이 부러워 쳐다보며 밝히오

 

여보

내 마음은 유린가 봐

달빛에도 이렇게 부서지니.

 

 / 김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