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 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나태주 시 ‘사랑에 답함’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쉽고 따듯하게 읽히는 시가 바로 나태주다.
여든한 살 현역인 그가 새 시집 『이쁘다고 말하니 더욱 예쁘다』를 펴냈다.
특유의 ‘예쁘고 착한’ 시들을 한데 모았다.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 좋아할 수 있다.”(‘내가 너를’)

노시인은 ‘잠들기 전 기도’를 이렇게 했다.
“하나님/ 오늘도 하루/ 잘 살고 죽습니다/ 내일 아침 잊지 말고/ 깨워 주십시오.”
어쩐지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는 일’은 가급적 길게 옮겨본다.
“1.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보다 먼저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두어 시간/ 땀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을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할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나랫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고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도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2. 세상에 나를 던져 보기로 한다/ 한 시간이나 두 시간/ 퇴근 버스를 놓친 날 아예/
다음 차 기다리는 일을 포기해 버리고/ 길바닥에 나를 놓아 버리기로 한다//
누가 나를 주워가 줄 것인가?(중략)//
한 시간이나 두 시간/ 시험 삼아 나는 세상 한복판에/ 나를 던져 보기로 한다//
나는 달리는 차들이 비껴가는/ 길바닥의 작은 돌멩이.”
양성희 문화칼럼니스트
[출처: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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